가끔씩 입맛이 없거나 몸이 조금 안좋을때면 어렸을 적 할머니께서 끓여주시던 음식이 생각납니다.
집안 행사나 일이 있으면 도와주시는 분들이나 식구들에게 할머니께서 대접하시던 그 음식은
돼지고기 숭숭 썰어넣고, 애호박와 양파를 큼지막하게 추가해서 고추장으로 양념을 한 듯한 국인데
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"돼지고기 애호박 찌게" 라고 할까요??
매콤하면서도 칼칼고 또한 구수한 그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.
돼지고기 애호박찌게를 맛있게 한다는 집이 있다길래
일부러 아침을 건너뛰고 이른 점심시간에 찾아가봤습니다.
위치는 평동 산업단지에서 더 들어가면 평동 저수지가 나오는데 평동저수지 지나면 도로가에 있습니다.
조그마한 광주광역시이지만 실제적으로는 조금 먼 시외에 위치한 곳이라서
차가 없으면 가기 힘들 것 같습니다.
하지만 식사시간에는 어김없이 줄을 서서 먹는 곳이랍니다.
맛집 블로거로서 입구 사진을 찍고나서 다음 할 일은 메뉴판을 찍는 것입니다.
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식당 내부에는 메뉴판이 없었습니다.
그냥 들어가면 인원수만 물어보고 그 수만큼 국밥이 나옵니다.
자리를 잡고 살자쿵 주방 내부를 들여다 보니 커다른 솥에 뭔가가 펄펄~~ 끓고 있습니다.
그리고 그 앞에는 애호박 썰어놓은 것도 보입니다.
주문을 하자 반찬을 바로 주십니다.
다른 반찬은 평범한 수준이였고 김치는 좀 많이 익었습니다.
깍두기는 무를 잘 골라서 그런지 무에서 단맛이 나고 또한 적당히 익어서
국밥에는 환상의 커플이 될 것 같습니다.
10분정도 기다리니 국밥이 나왔습니다.
어디서 많이 본 듯한 비쥬얼 입니다.
수북한 고명을 올려놓은 군산의 복성루 짬뽕과 비슷한 포스를 지닌 국밥입니다.
먹기좋은 크기로 썰어 놓은 돼지고기가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.
생돼지라서 그런지 잡냄새가 없고 비계가 탱글탱글하면서 고소합니다.
사람마다 개인차이가 있겠지만 전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를 더 좋아합니다.
특히 쫄깃한 비계와 적당한 살코기의 만남은... 아~~~
밥이 아래 말아져서 나왔네요~
국물은 아주 걸죽하면서도 매콤하고 구수합니다.
돼지고기를 썼기때문에 아무래도 기름은 둥둥 떠있습니다.
사각사각 씹힐정도의 애호박의 식감이 아주 좋습니다.
애호박와 돼지고기의 궁합은 아주 잘 맞습니다.
느끼할 수 있는 돼지고기의 맛을 애호박이 적당하게 조절해줍니다.
먹어도 먹어도 계속 뭔가가 건져올라오네요~
반찬으로 나온 콩나물도 국에 넣어서 먹어봅니다.
음.... 아삭아삭한 콩나물도 괜찮습니다.
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익은 김치에 돼지고기를 살포시 올려봅니다.
이럴때는 화~한 냄새가 나는 홍어와 막걸리 한사발이 같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~
오늘도 어김없이 맛있는 음식을 제공해주신 분에 대한 예의로 깨끗하게 비워주십니다.
입구에 있는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을 빼들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식당 문을 나설 때가 아주 행복합니다.
명함에는 다른 메뉴들도 있네요~
하지만 식사시간에는 옛날국밥만 한다고 합니다.
참, 돼지고기 비계 싫어하시는 분이나 국에 뜬 기름 싫어하시는 분들은 싫어하실 수도 있을 듯 싶네요~
그리고 점심시간에는 기다리는 것은 필수이고 예약은 안된답니다~
정말 오랜만에 맛보는 그런 옛맛입니다.
조금은 멀지만 생각이 나면 다시 찾아가고싶은 그런 곳입니다.
"명화식육식당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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